essay_문득

[의견]안락사관련 법안 논의에 조심스럽게 반대하는 이유

100yr 2023. 9. 9. 13:44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누구나 죽게됩니다. 이 글에서는 무겁지만 죽음 뒤에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배제하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격게 되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과정인 죽음에 대한 논의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난 25년간 의료 현장에서 수많은 죽음을 경험 했으며 대략 500여 환자분들을 마지막 임종까지 치료하고 돌보아 왔습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이며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많은 고민과 공부도 하였습니다. 저도 젊은 의사 시절에 말기 암 환자와 다른 여러 질환으로 인한 말기 환자를 돌보아 왔을 때와 달리 지금 중년을 지나가는 의사로서 임종기 환자들에 대한 진료경험과 지식이  임종기를 환자들을 환자분 각각의 개별 상황에 맞추어 우리나라에서 여러 제도와 사회적 도움을 토대로 그래도 편안히 자연스럽게 돌볼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선후배 의료인들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돌봄의 원칙으로 말기 환자들을 각각의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임종을 맞이하시도록 일선에서 노력하고 계십니다.  아직 책으로 글로 정리해 본 적이 없는 제 작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임종기에 접어드는  모든 환자 분들 그리고 그 가족분들에게 이 내용을 두서없이 정리해 드립니다.

우선 어렵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는 자세한 의료에 대한 정보와 지식 그리고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다면 우리는 죽음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그래도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맞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를 서로 사랑하는 이웃들이 주변 곳곳에 있습니다.

말기암 상황이더라도 혹은 우리가 어떠한 다른 불치병(치매, 뇌혈관질환, 심혈관 질환등)말기 상황에서 아래의 몇가지 원칙을 알고 지키면 안락사라는 부자연스럽고 몇몇 국가별로 법률적 논의 범주에 있는 대처방안 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환자 본인과 관련된 여러 보호자, 간병인, 의사를 포함한 여러 의료진 모두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1. 질병의 상태가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고 예상되는 생명 연장 방식의 여러 치료들이(승압제, 투석,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등) 환자에게 이득보다 불이익이 더 많다는 판단이 되면 이런 치료들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죽음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다.(가정에서.내집에서 임종을.맞이할지. 의료기관의 도움을.요청할지 등도 함께.고민)

2.이렇게 결정되면 인체 전체 대사(metabolism)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의 치료를 시작합니다. 체내 열량과 몸 안에 수분 축적을 줄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수분 섭취량도 줄인다. 환자 본인도 잘 알고 있으면 어느 정도 스스로 대응 할 수 있는 치료의 범주입니다.(이 부분은 향후에 더 자세히) 이 때 전문가의 지식과 가이드와 도움이 있으면 더 좋기 때문에 임종기의 환자들을 편안히 잘 돌본 경험이 많은 의료진 혹은 자세한 지식과 각 상황에 맞는 환자분들을  도와 줄 수 있는 여러 이웃들과 미리 준비된 여러 대책들이  필요합니다.(국가 의료보험등 관련 제도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들면 의사 왕진제도, 가정방문간호사 제도,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요양보호사 제도등)

3.마지막 과정도 포기하거나 방치하는 것이 아닌 세심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임종기 상황의 환자분을 위하여 많은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상황에서 허락되는 대로 환자분의 가족 보호자, 친구 때론 그냥 이웃, 성직자, 간병인, 의료진, 사회복지가등 각각의 위치에서 다학제적으로 모두가 힘을 합하여 잘 준비되고 잘 케어된 임종기의 환자들은 우리들의 두려운 마음 보다 자연스러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십니다. 아래 과정과 같이.

4.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면 처음에는 아기들이 많이 잠을 자고 깨어 있는 시간이 적습니다. 20시간 자고 4시간 깨죠. 아기 때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죽음의 과정도 유사합니다. 신체의 대사와 기능이 줄어들고 에너지가 줄어들 수록 환자는 잠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마지막 임종기에는 22시간이상 잠을 자다가 잠깐 깨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다시 잠을 자고 하는 양상으로 지내다가 임종을 맞이합니다. 특히 마지막 임종 2-3일 전에는 진통제나 항 정신성 약물이 필요 없게 되기도 합니다. 이 마지막 몇일이 환자분에게는 관계된 이웃과 가족과 서로 사랑하고 용서를 나누며 몇십년 혹은 인생 전체와 동일한  의미를 경험하게 되는 상황을 보았습니다.

따라서 적극적 안락사에는 반대합니다. 존엄사나 소극적 안락사의 단어에도 반대합니다. 그 단어 안에 들어 있는 '방치'라는 뉘앙스에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존엄사와 유사한 자연스런 죽음에 대한 새로운 단어 정립도 필요해 보입니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죽음을 위해서 더 많은 고민과 국가의 제도적 뒷받침과 인력과 지식과 경험과 내가 언젠가는 격게 될 상황에 대한 배려와 주변의 이웃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written by yourdo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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